운문
오늘 밤
심준섭
2008. 10. 21. 12:11
오늘 밤
브라운관의 가수와 연주가
새벽녁 동해안 같은 밤
어느덧 길어진 해를 피부로 느끼며
살며시 칼을 접은 온도계의 수은을 보며
다시 돌아온 붉은 계절을 접하는 밤
밀려오다 못해 이미 내안을 가득 채운 졸음
약속이나 한듯 이날 이때면 오는 파리와 모기
그마저도 이따금 사랑스러운 친구들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이 아니라는 외침을
몸서리치며 부정하고픈 밤
김현식의 넋두리를
시끄럽다며 귀막아버리고픈 밤
오늘밤, 슬픔은 기쁨이 되는, 헤어짐이 만남이 되는,
모든것이 사랑하는, 사랑하는 모든것이 웃는
그런 밤, 별이 참 좋은. 따뜻하고 긴
그런 이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