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서 월급을 받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글에 대한 자신이 없었다. 이것은 글을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난 문제다. 낯뜨겁게도 ‘띄어쓰기’를 비롯한 기본에 관한 문제다.
오문이 두려운 나머지 문명을 이용했다. 문서 편집기의 붉은 밑줄부터 모두 피했다. 그것만으로는 못미더워 결국 한 웹사이트의 2008년 4월 15일자로 업데이트가 되어있는 교정기를 통해 글을 정제했다. 하지만 읽어주는 사람 없는 차가운 프로그램들은 전부 2% 부족했다.
문득 출판사에서 교정을 보는 일을 하는 친구가 떠올랐다. 오래도록 연락하지 않았던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속하게 생각했을 것이 분명함에도 반겨주었다. 쌓여있는 업무에 못 이겨 용건만 거두절미해버렸다. ‘내 글, 교정 좀 봐주라. 밥 사줄게.’ 껄껄 웃더니 메신저로 흔쾌히 문서 파일을 받아주었다.
‘잘 쓰긴 했는데’라는 위로 문구로 시작한 글은 붉은 색 교정 문구에 의하여 ‘피칠갑’이 되어 있었다. 문서 위에 그 친구의 멋쩍은 얼굴이 아른거렸다. 송곳 같은 날카로움이 차가운 프로그램 조차 생각하지 못한 헛점을 잡아냈다. 그로 인해 우리의 글이 더 나은 글이 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채송화, 고맙다. 다음에 또 부탁해!”
바쁜 와중에도 나와 이문지 에디터의 글을 교정봐준 채송화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