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동안 우산을 가지고 다녔다.
일기예보는 상관없어.
우중충한날이면 항상 우산을 가지고 다녔다.
비가 오는건 너무도 슬프지만
비를 맞는건 더 슬프니까
항상 우산을 가지고 다녀도
비는 오지 않았다. 우산은 짐만될뿐
도무지 쓸모가 없었다.
어느날 아침에 하늘을 보았는데
비가 안올래야 안올 수 없는 하늘이었다.
우산을 들고나왔는데
비로소 비가왔다.
들고 있던 우산을 폈다.
쓸모없던 우산은 드디어 이유를 찾았다.
비가 오는 것은 싫지만
우산이 존재를 찾았기에 꽃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