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운문 2010. 7. 28. 18:08

한참동안 우산을 가지고 다녔다.

일기예보는 상관없어.

우중충한날이면 항상 우산을 가지고 다녔다.

비가 오는건 너무도 슬프지만

비를 맞는건 더 슬프니까

항상 우산을 가지고 다녀도

비는 오지 않았다. 우산은 짐만될뿐

도무지 쓸모가 없었다.

 

어느날 아침에 하늘을 보았는데

비가 안올래야 안올 수 없는 하늘이었다.

우산을 들고나왔는데

비로소 비가왔다.

들고 있던 우산을 폈다.

쓸모없던 우산은 드디어 이유를 찾았다.

비가 오는 것은 싫지만

우산이 존재를 찾았기에 꽃같았다.


 

Posted by 심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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