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에 해당되는 글 42건

  1. 2009.05.23 523 1
  2. 2009.04.30 어느 날 차 안에서 4
  3. 2009.03.19 착하게 살겠다. 12
  4. 2009.02.24 교양 3
  5. 2009.01.15 어느 다툼
  6. 2008.12.24 크리스마스이브네요. 4
  7. 2008.12.19 무섭다 2
  8. 2008.10.30 이외수님의 시.
  9. 2008.10.21 오늘 밤
  10. 2008.10.02 살아있는 것이 버겁습니다

523

운문 2009. 5. 23. 13:01

저는 제 자리에서 제 할일을 하고 지내는데
어찌 당신은 그리도 무심하십니까.
저는 제 자리에서 당신을 응원했네만
제 마음은 당신께 닿지 못했나 봅니다.

그러지 않았다면 당신이 그랬을리가 없습니다.
제 마음을 한치 한끝이라도 알았더라면
당신이 그랬을리가 없습니다.
생전의 당신은 그리 모질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속은 것입니까.
제가 당한 것입니까.
당신이 보여준 행동 하나 하나에서 온 인간다움에
제가 속은 것입니까. 당신도 저를 속이고 가버린겁니까.

1950년 한국의 피비린내를 우린 625라 부릅니다.
1960년 청년들의 피솟음을 우린 419라 부릅니다.
2009년 당신의 몸던짐을 저는 523이라 부르렵니다.
그동안 많이도 웃고 울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누가 뭐래도 저는 참 좋아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합니다.


Posted by 심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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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차 안에서

운문 2009. 4. 30. 11:26

어느 날 차 안에 앉아 있는데, 앞에
걷는 것 조차 남 일 같지 않아보이는 노인이
폐품이 담긴 리어카를 끌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내려 그에게 위안이 되었어야 했으나
무엇이 망설여졌는지 잠시 그를 지켜보았다.

지켜보기만 해서는 아니 되었던 것이었는지
꽤 만만한 오르막이었음에도 리어카에서
폐품들이 땅으로 미끄러져 내렸다.
그 순간도 난 그의 위안이 되지 못했다.
무엇이 망설여졌는지 그대로 그를 지켜볼 따름이었다.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그는 숨을 쉬듯,
다시 그 폐품들을 리어카에 담기 시작했다.
그가 폐품들을 리어카에 모두 다시 담는 동안
나는 움직이지 못했다. 가만히 그를 지켜보았다.

다시 리어카를 끄는 그를 보는데
그를 돕지 못한 내 자신에 대한 채찍질을 잊을 정도로
큰 산이 보였다.
나이든 그의 몸집은 작았지만
말없이 리어카를 끄는 그에게서 큰 산이 보였다.
산이 걷는 것을, 나는 처음으로 보았다.
Posted by 심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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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살겠다.

운문 2009. 3. 19. 21:13
분명히 말하지만
 
나빠지려고 하면 얼마든지 나빠질 수 있었다.
 
하지만 나빠지지 않았던 것은
 
참았기 때문이었고 착한게 좋았기 때문이었다.
 
조금 나빠져보니 너무 달다.
 
하지만 달콤한 것은 맛있는 것일뿐 좋은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나는 나빠지지 않겠다.
 
착하게 살겠다.
Posted by 심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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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운문 2009. 2. 24. 11:22
교양 있는 사람이 되고

교양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교양 있는 사람을 만나자

교양 있고 없고는 선택의 자유니

교양 없는 이들을 탓하지 말고

교양을 선택한 이들을 만나자.

교양을 선택하지 않은 이를 껍데기만 보고 만나면

교양을 선택한 당신은 피눈물을 뽑을 테니 말이다.




교양 좀 갖추고 삽시다.

Posted by 심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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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다툼

운문 2009. 1. 15. 10:51

세상은 정말 힘들어.
세상은 날 다치게 하고
다친 나는 피멍을 다스리랴 얼르랴 너무나 바빠.
세상은 정말 힘들어.

그렇지 않아. 세상은 밝아.
세상이 널 다치게 해도
그건 너를 더 강하게 만들려는
널 키우려는 세상의 배려야. 세상은 밝아.

무슨소리야. 세상은 쓰레기같아.
착하고 좋은 일만 하는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는 손해를 보곤해.
세상은 피곤해. 세상은 옳지 않아.

그렇지 않아. 약한 소리마.
착하고 좋은 일만 하는 사람들은
언젠가는 성공해. 착하게 하지만 똑부러지게 한다면
언제든지 인정받을거야.

거짓말 하지마.

거짓말 아니야.

이 사기꾼.

내가 왜 사기꾼이야. 난 네 친구야.

더러워.

널 해치지 않아. 날 믿어. 정말이야.

Posted by 심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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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이브네요.

운문 2008. 12. 24. 01:43

그러고보면

크리스마스 1주일 전부터 설레여 본적은

단연코 몇년전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몇년 전에라도 나에게 그런 낭만이 있었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되찾아갈 수 있겠지.

생각해보면 우습다.

그냥 낭만이야 차리면 되는건데, 예를 들면 트리도 꾸미고 와인도 사고 망년회니 뭐니하며 사람도 모으고

사실 그러면 되는건데 그걸 한다 못한다 이러고 있으니 우스울 따름.




낭만이 있던 사람이 어느 사이 낭만을 잃었단 것은

낭만에 시간을 투자할 이유를 어느 사이에 잊었다는 말이다.

Posted by 심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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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

운문 2008. 12. 19. 09:43
세상이 무섭고

사는게 무섭다
Posted by 심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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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님의 시.

운문 2008. 10. 30. 22:00
이외수 님의 시

2

경제를 살릴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편이나 아내가
돈만 잘 벌어 오면 도둑질을 하건
오입질을 하건 상관치 않으시겠다는 말씀인가요
참으로 존경스러운 분들이십니다
조용히 있고 싶지만 나라의 장래가 걱정스러워서
자꾸 자판을 두드리게 됩니다

Posted by 심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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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운문 2008. 10. 21. 12:11

오늘 밤

브라운관의 가수와 연주가

새벽녁 동해안 같은 밤

어느덧 길어진 해를 피부로 느끼며

살며시 칼을 접은 온도계의 수은을 보며

다시 돌아온 붉은 계절을 접하는 밤

밀려오다 못해 이미 내안을 가득 채운 졸음

약속이나 한듯 이날 이때면 오는 파리와 모기

그마저도 이따금 사랑스러운 친구들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이 아니라는 외침을

몸서리치며 부정하고픈 밤

김현식의 넋두리를

시끄럽다며 귀막아버리고픈 밤

오늘밤, 슬픔은 기쁨이 되는, 헤어짐이 만남이 되는,

모든것이 사랑하는, 사랑하는 모든것이 웃는

그런 밤, 별이 참 좋은. 따뜻하고 긴

그런 이 밤

Posted by 심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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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면서 참 많이 웃었습니다.
당신은 참, 낑깡 같았습니다.
낑깡 아시죠. 그 조그만 귤처럼 생긴 과일 말입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저한테 주황색입니다.
그것도, 빛나는 주황색 말입니다.

당신과 알고지내는것도 아닌데
당신 소식은 어찌도 그리 많이 들리던지요.
당신의 일거수 일투족은
왜 그리 내 기억에 남던지요.
당신에 대한 내 과분한 관심이, 어찌도 그리 미안하던지요.

그래서 말인데
내 당신한테 이제는 미안하단 말을 해야겠습니다.
잠시도 쉬지 못하게 했고
잠시도 웃지 못하게 했으니
미안하다는말을
얼마나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당신따라 갈순 없습니다.
가더라도, 당신이 세상을 웃게한 만큼은
세상을 웃기고 가겠습니다. 활기를 주겠습니다.
그때서야 가겠습니다. 미련없이 가겠습니다.
저는 당신같은 미소도, 당신같은 포부도 없으니
아마 늙어죽어서야 그때가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 그토록 상큼하고 그토록 슬펐던 최진실님을 추모합니다.

Posted by 심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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