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운문 2010. 1. 29. 20:50


어느날 발에 쥐가 나서
아무리 얼르고 달래도
아무런 소용이 없던 날이 있었다.

아픈 발을 움켜쥐고선
거울을 보니
눈이 하나 달린 머리에 뿔이난
도깨비가 서있었다.

놀라버린 나
형체가 명확한
얼굴이 붉고 화난
못생긴 도깨비.

꿀같은 꿈만을 그리던
거울속의 내 모습은
어느덧
피맻힌 흰자위,
좁쌀만한 눈동자 뿐이었다.

거울을 깨고 하늘을 보니
계절은 겨울이고 때는 밤이었다.
하늘은 붉었고 구름은 검었다.

영원히 추울 것 같던 그 겨울은
역시나 살갗을 벗겨냈고
끝없이 머물 것 같던 그 밤은
역시나 그대로 어두웠다.

끝나지 않는 겨울과 밤사이에서
나는
눈이 하나가 되고 피부는 붉어진
미친 내 얼굴을 붙잡고
아직도 글썽이는 피를 닦지 못한 채
깨버린 거울을 보고 있었다.

2005년 1월 30일, 지금보다 뜨거웠던 어느 겨울
Posted by 심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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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하나님

운문 2010. 1. 29. 20:38


사랑의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사실은
아프지 않게 해달라는 말도
돈을 벌게 해달라는 말도
힘들다는 말도
슬프다는 말도
늦지않게 해달라는 말도
저 버스를 놓치지 않게 해달라는 말도
제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말도
사실은 필요치 않다는 것을 압니다.

하나님 저희는 단지
하나님게서 저희를 지켜주신다는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하나님을 더 믿고 더 따라야 한다는
단지 그 말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도해야 하는 것을
저희는 압니다.

하나님이 저희 안에 계심을
온 세상에 함께 계심을
알도록 허락해 주세요.
예수님이 저희를 위해 죽으심을
세상을 위해 부활하심을
믿도록 허락해 주세요.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항상 행복하길 바라고
항상 건강하길 바라고
슬프지 않길 바라고
고되지 않길 바라는 저희들보다
하나님 믿는
믿고 따르면 저희를 지켜주시는 것을 믿는
저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Posted by 심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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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산문 2010. 1. 23. 00:28
적은 기대를 하고 사니 모든것이 기대 이상이다.
모든 것이 기대이상이라 감사할 것도 정말 많다.
김현식의 노래를 언제든 들을 수 있고
금아 선생의 수필을 언제든 읽을 수 있다.
아직 작지만 설레는 가슴도 있다.
더 이상 바랄 것도 바랄 필요도 없다.
바라지 않는 나는 오늘도 작은 것에 감사한다.
요즘 들어 그것이 참 행복하다.


Posted by 심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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